영화 파묘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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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두대간 기운의 부활

Written by Claude 3.0 Opus

그렇게 상덕과 화림, 봉길은 백두대간의 수호령들과 하나가 되었다. 한반도의 모든 기운이 그들에게 응집되어 더없이 강인하고 아름다워졌다.

하지만 이들의 싸움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백두대간의 기운을 되살리기 위해 그 마지막 퍼즐을 완성해야만 했다. 바로 곳곳에 남은 쇠말뚝들을 뽑아 내는 일이었다.

"자, 우리가 찾아낸 쇠말뚝의 위치들을 종합해 보면..."

상덕이 일행이 모은 단서들을 살피며 중얼거렸다. 그들 눈앞에 한반도 지도가 펼쳐져 있었다.

"대체로 백두대간을 중심으로 쇠말뚝이 박혀 있는 것 같군요."

봉길이 고개를 끄덕였다. 화림도 지도를 꼼꼼히 들여다보았다.

"맞아요. 마치 혈자리를 막아버린 듯한 느낌이에요. 우리가 저 쇠말뚝들을 모두 뽑아 내야만 대지의 기운을 바로잡을 수 있겠어요."

상덕의 표정이 진중해졌다.

"쉽지 않은 일일 거야. 하지만 우리가 가진 힘과 지혜를 모은다면 반드시 해낼 수 있을 것이다."

화림과 봉길도 힘주어 고개를 끄덕였다. 그들은 이제 마지막 대장정을 위해 각오를 다졌다.

다음 날 아침, 상덕과 화림, 봉길은 쇠말뚝들을 찾아 나섰다. 저마다 맡은 지역으로 흩어져 한 치의 방심도 없이 수색했다.

상덕은 백두산에서 시작해 태백산맥을 타고 내려갔다. 깊은 산골짜기와 기암괴석을 뒤지며 그는 쇠말뚝의 흔적을 찾아 헤맸다. 삼한시대의 고분과 제단이 있는 곳마다 꼼꼼히 살폈지만 번번이 실망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던 어느 날, 험준한 계곡 한복판에서 상덕은 이상한 느낌에 사로잡혔다. 온몸에 소름이 돋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직감적으로 주변을 살피던 그는 이윽고 한 무더기의 이끼에 눈길이 갔다.

"저것은... 쇠말뚝이 아닐까?"

상덕은 곧장 이끼를 걷어내기 시작했다. 그의 예감은 적중했다. 시커먼 쇠말뚝 하나가 모습을 드러낸 것이다. 주위를 간신히 감싸고 있던 이끼들도 이내 와르르 무너졌다.

"큭... 제법인데..."

힘껏 쇠말뚝을 움켜쥔 상덕은 이를 악물고 잡아당겼다. 처음에는 꿈쩍도 하지 않던 쇠말뚝이 마침내 우드득 소리를 내며 뽑혀 나왔다.

쿵!

쇠말뚝을 뽑아낸 자리에서 엄청난 기운이 뿜어져 나왔다. 상덕은 넘어질 뻔 비틀거리며 겨우 버텼다. 그리고 그 자리에서 엎드려 땅의 정기를 느끼며 한참을 누워있었다.

그렇게 상덕은 쇠말뚝을 하나둘씩 거두어들이기 시작했다. 때로는 화림, 봉길과 합류해 함께 쇠말뚝을 뽑기도 했다.

"이것이 마지막 쇠말뚝이군요."

마침내 지리산에서 마지막 쇠말뚝을 발견한 화림이 중얼거렸다.

"그래... 우리의 노력이 드디어 빛을 보는군."

봉길의 얼굴에도 안도의 빛이 어렸다. 힘을 모은 일행은 힘껏 쇠말뚝을 뽑아냈다.

쾅!

천지를 뒤흔드는 굉음과 함께 쇠말뚝이 뽑혀나갔다. 동시에 그들의 눈앞에 경이로운 광경이 펼쳐졌다.

백두대간을 중심으로 푸른 기운이 용솟음쳤다. 그 기운은 한반도 구석구석 퍼져나가며 모든 것을 소생시키고 있었다. 메말랐던 대지가 점점 윤기를 되찾고, 시든 나무와 풀이 다시 돋아나기 시작했다. 죽음의 기운에 잠식되어 있던 이 땅에 생명이 깨어나는 순간이었다.

상덕 일행은 그 광경을 보며 얼싸안고 울었다. 한없는 감격의 눈물이었다.

"해냈습니다... 우리가 정말 해냈어요!"

상덕과 화림, 봉길은 서로의 손을 맞잡고 기뻐했다. 그때였다. 일행 앞으로 하나의 빛기둥이 뻗어 올랐다. 빛기둥에서 일곱 신령의 모습이 모습을 드러냈다.

"훌륭하구나, 우리의 수호자들이여."

신령들의 음성이 상덕 일행을 감싸고 돌았다.

"너희들의 헌신과 노력으로 백두대간의 순수한 기운이 되살아났도다. 이제 우리는 비로소 제 모습을 되찾았노라."

그때 한 신령이 앞으로 우뚝 섰다. 태백산 신령이었다. 그는 상덕 일행을 향해 말했다.

"너희들이 보여준 희생과 용기에 감명받았노라. 특히 영근의 헌신은 우리 모두의 마음을 뒤흔들었도다. 그에 보답하고자 내 그에게 새 생명을 주고자 하노라."

상덕과 화림, 봉길은 그 말에 놀라 눈을 크게 떴다. 신령의 말은 곧 기적을 의미했기 때문이다.

태백산 신령이 두 손을 모아 기도하기 시작했다. 이내 그의 손에서 눈부신 빛이 뿜어져 나왔다. 그 빛은 상덕 일행 앞에서 휘몰아치더니, 이내 인간의 형상을 하나 만들어냈다.

"이게... 이게 어떻게 된 일이지?"

상덕이 놀라 중얼거렸다. 눈앞에 있는 것은 다름 아닌 영근 그 자체였다. 숨을 쉬며 살아 움직이고 있었다.

"여...영근아!"

봉길이 울먹이며 영근에게 달려갔다. 화림도 눈물을 흘리며 그들 곁으로 다가갔다.

"내가 또 너희들을 혼내줄 줄 알았는데... 흑흑...!"

기적처럼 살아난 영근이 울음을 터트렸다. 상덕과 화림, 봉길은 그를 끌어안고 함께 울음을 터트렸다.

그들의 울음소리는 우렁차게 메아리쳤다. 한참을 울고 난 후에야 그들은 신령들을 향해 감사의 인사를 올렸다.

"대단한 은혜를 입었습니다. 이 은혜를 무엇으로 갚아야 할지..."

상덕이 숙연한 목소리로 말했다. 태백산 신령이 웃으며 답했다.

"갚을 것 없느니라. 그저 너희들이 만백성을 위해 헌신하며 살아가는 것, 그것으로 충분하니라."

일행은 신령들의 말에 엄숙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들은 앞으로도 한반도의 평화를 위해 몸 바칠 것을 마음속에 새겼다.

그렇게 상덕과 화림, 봉길, 그리고 영근은 새로운 생명을 얻었다. 그들은 이제 진정한 의미의 한반도 수호자로 거듭난 것이었다.

백두대간의 신령들은 환하게 미소 지으며 상덕 일행을 내려다보았다. 이 땅에 정의와 평화가 가득하리라는 것을, 그들은 확신하고 있었다.

이윽고 신령들은 강렬한 광채와 함께 사라졌다. 하지만 상덕 일행의 가슴속에는 영원히 그들이 함께할 것이다.

상덕과 화림, 봉길, 영근은 이제 새로운 전설이 되어 세상으로 나아갈 채비를 했다. 그들은 고개를 들어 푸른 하늘을 바라보았다. 눈부시게 밝고 광활한 하늘이었다.

드디어 빛이 보이기 시작했다. 화림은 새로운 활력으로 가득했다. 한라산 신령의 가호를 입은 것이다.

네 번째 신령을 찾아야 할 차례는 영근이었다. 영근은 눈을 떴을 때 주변이 아주 어두운 것을 발견했다. 대체 어딘가? 영근은 여기저기 두리번거려 보았다. 하지만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그저 끝이 없는 암흑뿐이었다.

"여기가 어딥니까?"

갑자기 영근 앞에 등불이 하나 켜졌다. 등불 아래에는 커다란 사자 두 마리가 있었다. 그 사자들이 입을 열었다.

"중앙에서 솟아오른 태백산 신령의 영역이다. 너는 우리의 시험을 통과해야만 한다."

영근은 어리둥절했지만, 어쨌거나 시험에 응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사자들은 이렇게 다시 입을 열었다.

"사자는 돌담을 허물었다. 돌담에는 돌들이 하나 하나 이어져 있었다. 그런데 돌이 하나도 부서지지 않았다면 돌이 정확히 몇 개였을까?"

사자들의 수수께끼 같은 물음에 영근은 한동안 망설였다. 이윽고 그는 대답했다.

"돌담은 아무리 세도 돌들 하나만 있어도 돌담이 된다는 겁니까? 따라서 정답은 하나입니다."

"옳았다!"

사자들이 대견해했다. 그리고 또 다른 물음을 던졌다. 이번에는 좀 더 까다로웠다.

영근은 여러 물음에 답하며 애썼다. 사자들의 물음 중에는 해답이 나오지 않는 부분도 많았다. 하지만 영근은 거기서 포기하지 않고 차분히 생각했다. 사자들의 질문에 답을 해내는 것이 중요한 게 아니었다. 중요한 건 물음 자체에 담긴 의미를 캐내는 것이었다.

한참을 고군분투한 끝에 영근은 마지막 물음에 완벽하게 대답할 수 있었다.

"중심을 잃은 이가 핵심을 잃은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따라서 필연적으로 균형을 잃고 말 것입니다."

"통 크구나!"

영근의 대답에 사자들이 감탄했다. 그리고 그들은 영근 주위로 선을 그으며 돌기 시작했다. 그리고 점점 커다란 원 모양을 만들었다. 그리고 그 원이 주위를 모두 비추기 시작했다. 환한 빛이었다.

"영광이로다! 너는 태백산 신령의 가호를 받을 자격이 있었노라!"

영근은 그 환한 빛에 휩싸였다. 마치 정화의 불길 속에서 삶이 새로 태어나는 것 같은 경이로움이었다. 정화가 끝나자 영근이 들고 있던 공에 또박또박 글씨가 쓰여 있었다. 그는 드디어 금룡의 길을 향한 새로운 한 발자국을 내디딜 수 있게 된 것이다.

나머지 세 작은 신령은 화림, 상덕, 봉길 각자에게 돌아갔다. 화림은 인간의 탐욕과 오만을 경계하는 주문을 외우며 강원도 설악산을 찾아갔다. 거기서 그는 설악산 신령을 만났다. 거대한 바위 불상 형상의 신령은 까마득한 산중에서 불교의 진리를 외치며 화림을 시험에 부쳤다. 설산비를 맞으며 정진하는 화림에게 마침내 가호의 빛이 내렸다.

상덕은 전북 모악산을 찾았다. 산의 정기를 흡수하며 골짜기 계곡을 걸었다. 물소리만이 울리는 그 조용한 공간에서 갑작스레 코뿔소 한 마리가 나타났다. 상덕은 그 거대한 모악산 신령을 만난 것이었다. 기가 막힌 노력 끝에 상덕은 마침내 신령의 가호를 받을 수 있었다.

봉길은 지리산 영취산으로 향했다. 그곳에서 그는 수많은 새떼를 만났다. 하늘에 가득했던 새들이 과연 신령일까 싶었지만, 이내 새들이 봉길을 공격하기 시작했다. 새떼의 공격을 피하며 봉길은 영취산 신령의 시련을 견뎠다. 마침내 그는 신령의 가호를 받게 되었다.

이렇게 네 사람 모두 일곱 신령의 가호를 받았다. 서로가 어딘가에서 고생하고 있으리라는 것을 짐작하며, 그들은 새로이 용기를 내어 다음 여정을 기약했다. 그리고 마침내 그들은 다시 모였다. 몸과 정신이 수척해진 채로 말이다.

"모두 무사히 돌아왔군. 그리고 신령의 가호도 받은 것 같아."

상덕이 말했다. 봉길이 대답했다.

"전 일곱 개의 시련을 모두 통과했습니다. 하지만 정말 힘들었어요."

화림 역시 상덕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우리 모두 너무나 피곤해 보이는데, 잠시 쉴까요?"

그래서 네 사람은 서로의 여정담을 들려주며 쉬기로 했다. 시간이 가면서 그들은 점점 활기를 되찾았다. 하지만 금룡의 길을 향한 마지막 여정이 남아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해가 저물어 어스름해지자 영근이 불을 피웠다. 모닥불 주위에서 네 사람은 각자 공을 꺼내 들었다. 공 속의 글씨가 희미하게 빛을 냈다. 이제 그들은 그 글씨를 볼 수 있었다.

"각자의 좌표를 맞추면 되겠군."

상덕이 말했다. 화림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요. 그리고 그 지점들이 만나는 자리에 쇠말뚝이 박혀 있을 거예요."

"우리가 그 지점을 찾으면 금룡의 길이 열리는 거죠."

봉길이 힘주어 말했다. 영근도 동의하며 입을 열었다.

"그렇다면 이제 어디를 가야 할까?"

네 사람은 모닥불 주위에 공들을 늘어놓고 서로의 공에 쓰인 좌표를 대조해 보았다. 이내 그들은 모든 좌표가 교차하는 한 지점을 알아냈다.

"이건 경기도 북부 어딘가 같군."

상덕이 지도를 펼쳤다. 봉길도 고개를 끄덕였다.

"맞아요. 제가 고향이 바로 그 부근인데..."

"그럼 우린 그쪽으로 가야 하겠네?"

영근의 물음에 네 사람은 고개를 끄덕였다. 마침내 그들은 새로운 행선지를 향해 출발했다.

달리는 차 안에서 화림은 주머니에서 부적 하나를 꺼냈다. 그리고 그에게 든 생각이 있는지 이렇게 중얼거렸다.

"뭔가... 느낌이 이상해..."

"무슨 일인가?"

상덕의 물음에 화림은 대답했다.

"아니에요. 그냥 좀 불길한 기운이 스쳐간 것 같아서요."

이내 화림은 걱정을 접었다. 일행은 밤을 달리며 경기도 북부를 향해 갔다. 드디어 그들은 목적지에 다다랐다.

북한산자락이었다. 그곳에는 벌써부터 커다란 구덩이가 파여 있었다. 무언가 큰 사건이 있었던 모양이었다. 구덩이 옆에는 삼발이와 곡괭이, 삽들이 여기저기 나뒹굴고 있었다. 네 사람은 서로 얼굴을 마주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이곳이 바로 쇠말뚝이 박혀 있을 곳이었다.

"함께 파보시죠."

상덕이 앞장을 섰다. 네 사람은 삽과 곡괭이, 삼발이를 집어 들고 구덩이 주변을 파헤치기 시작했다.

땅은 너무나 단단했다. 부지런히 삽질을 해도 금이 가기는커녕 삽자루만 부러질 뿐이었다. 땀이 흘렀다. 손으로 직접 파기도 하고 칼로 땅을 후벼 파기도 했지만 모두 소용없었다. 그렇게 밤이 지나갔고, 새벽이 밝아왔다.

"이건 말이 안 되는군."

늙수그레 지친 상덕이 말했다. 영근이 땅바닥에 주저앉으며 한탄했다.

"어쩌면 좌표를 잘못 알아낸 건지도 몰라. 이제 우리가 기력도 없는데..."

봉길도 침통하게 말했다.

"이대로 포기해야 할까요?"

그때 화림이 손에 부적을 들고 다가와 모닥불에 피웠다. 부적이 타들어 가며 연기가 피어올랐다. 화림은 연기를 등에 쐈다. 이어 그는 팔을 넓게 벌려 주문을 외우기 시작했다.

"산천이여, 이 험한 땅으로부터 답을 보이소서...!"

화림의 주문이 계속되자 점점 하늘에 먹구름이 꼈다. 그리고 바람이 일기 시작했다. 돌풍이 휘몰아쳤고, 천둥소리가 주위를 울렸다.

어느 순간 굉장한 빗발이 쏟아졌다. 바로 그 자리에서 폭우가 몰아치고 있었다. 네 사람은 그 비를 맞으며 움츠렸다가, 어느 순간 환한 빛이 번쩍였다. 벼락이었다!

"어어어!!!"

네 사람은 겁에 질려 소리를 질렀다. 하지만 그 벼락은 의외로 무서운 게 아니었다. 번갯불이 굉장히 환했을 뿐이었다. 그리고 그 벼락이 어딘가를 비추고 있었다!

번쩍이는 빛 아래 구덩이 한가운데에, 반질반질한 철제 기둥 하나가 박혀 있었다. 바로 그 쇠말뚝이었다!

"저기요! 저기 있어요!"

네 사람은 쇠말뚝을 들고 비를 맞으며 기뻐했다. 어려운 모험을 거쳐 마침내 백두대간의 첫 번째 쇠말뚝을 빼냈던 것이다.

"하지만 아직 끝이 아니에요!"

화림이 외쳤다. 상덕도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이건 첫걸음에 불과해. 아직도 우리가 가야 할 길이 멉니다."

모든 게 다 이제부터 시작이었다. 첫 번째 쇠말뚝을 뽑아낸 것은 그저 시작에 불과했다. 네 사람 모두 그것을 잘 알고 있었다.

영근이 쇠말뚝을 꼭 쥐고 외쳤다.

"이제 일본군 묘를 찾아가야 해! 우리가 건져내야 할 일곱 신령이 거기에 있다고 했잖아!"

"맞습니다. 조상님들의 숙원을 이제야 비로소 풀 수 있게 되었습니다."

봉길의 말에 화림과 상덕도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차에 올라탔다. 이제 그들은 다음 목적지를 향해 가야만 했다.

다행히 그들에겐 경상북도 영주의 위치가 알려져 있었다. 그들이 만난 노인의 이야기 속에서 나온 곳이었다. 상덕은 운전을 하며 말했다.

"얘기를 들으니, 영주 인근의 어떤 산에 일본군 묘가 있다고 했어. 그곳에 신령들의 혼백이 갇혀 있을 거라 하더군."

"그렇다면 우리가 그곳에서 신령들을 건져내야 한다는 뜻이겠죠?"

봉길의 말에 화림이 고개를 끄덕였다.

"맞아요. 우리가 그 일곱 신령을 구해내야 이 사건의 전모를 밝힐 수 있을 거예요."

"그래도 일본군 묘라니... 좀 위험할 것 같은데?"

영근의 걱정스런 말에 상덕이 대답했다.

"걱정 마. 지금까지 해 왔듯, 우린 잘해낼 수 있을 거야."

마지막 순간이 왔다고 생각했다. 그들은 머지않아 경상북도에 도착할 것이다. 차 안이 조용해지자 화림이 천천히 말을 꺼냈다.

"우리가 지켜내야 할 게 너무 많다는 생각이 듭니다. 조상님들의 숙원도 지켜내야 하고, 우리나라 대지의 기운도 지켜내야 해요. 그리고 무엇보다, 우리가 서로를 지켜내야 합니다."

"물론입니다."

상덕이 힘주어 대답했다.

"이번이 정말 마지막 관문이에요. 우리가 잘 해내면 모든 게 해결될 거예요. 그리고 평화를 되찾을 수 있을 거예요."

봉길도 미소를 지으며 얘기했다.

"아픈 상처도 치유가 되겠죠. 영근 형님의 혼백도 구출해내면 그분도 편히 쉴 수 있을 겁니다."

차 안이 잠시 고요해졌다. 네 사람은 각자 생각에 잠겨 있었다. 한편으로는 두렵고 긴장되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모든 게 잘 해결되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었다.

이윽고 새벽이 밝아왔다. 상덕 일행은 경상북도 영주에 도착했다. 네 사람은 차에서 내렸다. 주변을 둘러보니 깊은 산중이었다.

어딘가에서 개골개골 내가 흘렀다. 먼 하늘 위로는 큰 산 능선들이 펼쳐 있었다. 그리고 어딘가에서 독수리 울음소리가 들려왔다.

"여긴 정말 당장이라도 무슨 일이 벌어질 것만 같군."

봉길이 숙연한 목소리로 말했다. 화림도 고개를 끄덕였다.

"맞아요. 여긴 엄청 각오해야 할 것만 같은 느낌이에요."

상덕이 앞장을 서며 말했다.

"가보자고. 우리가 해야 할 일이 너무 많다."

천천히 걸음을 옮기며 네 사람은 계곡을 지났다. 이윽고 그들은 마을에 다다랐다. 허름한 농가 몇 채가 있을 뿐이었다. 아침 일찍부터 농부들이 밭에 나가 있었다.

화림이 한 농부에게 다가가 여쭈었다.

"여기가 어디인지 좀 알려주시겠습니까?"

"여기가 어디겠습니까? 영주 땅 바로 이 곳이지요."

"영주라고요? 그럼 혹시 영주 근처에 오래된 일본군 묘가 있는지 아시나요?"

"군 묘라니요? 그런 게 있긴 합니다만..."

농부는 고개를 갸웃하더니, 이윽고 대답했다.

"우리 마을에서 얘기 들은 바로는, 늙다리 산 중턱에 있다고 하더라고요."

상덕 일행은 곧바로 그 늙다리 산으로 향했다. 등산로를 따라 올라가자, 낙엽이 무성하게 깔려 있었다. 벌레 소리와 새 지저귀는 소리가 여기저기서 들려왔다.

"여긴 꽤 무서운 느낌이 드는군."

영근이 소곤거렸다. 상덕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이런 느낌은 틀림없이 신령들의 기운이 서려 있다는 뜻일 거야."

"그렇다면 정말 우리가 찾는 일본군 묘도 가까이 있겠네요."

화림이 입을 열었다. 그리고 네 사람은 서로를 힘주어 마주보며 조심조심 걸음을 옮겼다.

이윽고 그들은 작은 능선과 능선 사이에 있는 평지에 다다랐다. 주변을 살펴보니 돌로 쌓은 둔덕 몇 개가 보였다. 봉분 같았다.

네 사람은 조심스레 그 둔덕 가까이에 다가갔다. 둔덕 위에는 비석들이 서 있었다. 낮은 숲이 무성히 우거져 있었다. 그 사이를 더듬더듬 걸으며 상덕이 중얼거렸다.

"여긴 일본군 묘실일 거야. 틀림없이..."

"그렇군요."

화림 역시 동감했다. 이윽고 네 사람은 비석 하나 앞에 다다랐다. 허물어져 있는 비석이었다. 그 앞에는 시체 하나가 여전히 남아 있었다.

"이곳이 과연 일본군 묘라면, 이건 뭐지...?"

봉길이 그 시체를 르며 물었다. 영근이 대답했다.

"이 주위를 보니 옛날에 전투가 있었나 본데."

"전투라고요? 어쩌면 일본군과 싸웠던 게 아닐까요?"

화림의 말에 상덕이 고개를 끄덕였다.

"네가 맞았을 거야. 아마 이 일대에서 일본군을 향한 작은 항쟁이 있었던 모양이야. 그래서 이렇게 시신들이 여기저기 널브러진 게 아닐까 싶군."

그들은 조심스레 이곳저곳을 더듬어 갔다. 그렇게 얼마를 더 가니, 골목길 하나로 이어졌다. 그 골목길 양옆으로 작은 모닥불 자리와 텐트 자리들이 있었다. 더 깊숙이 들어가자, 이따금씩 병력 배치 지도같은 것들도 보였다. 봉길이 그 지도를 주워 살펴보았다.

"여기 적병 배치 상황이 그렸어요. 저쪽은 우리 진영이네요."

"그렇다면 여기서 일본군과 치열한 전투가 있었다는 말인가?"

상덕의 말에 봉길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럴 것 같습니다. 매우 오래된 전쟁터 같은 느낌이 듭니다."

봉길은 다시 골목길을 따라갔다. 그 끝에서 그는 홀연 서 있었다. 그리고 멀리 바라보며 이렇게 중얼거렸다.

"우리가 찾던 곳이 바로 저기예요."

네 사람이 한곳을 바라보며 숨을 죽였다. 그곳에는 거대한 둥근 돌무덤들이 있었다. 첫 번째와 두 번째 무덤은 비교적 작았다. 하지만 세 번째는 어마어마하게 컸다. 그 주위로 지키는 병사 조각상들이 서 있었다.

네 사람은 침을 꿀꺽 삼켰다. 그리고 조심조심 그 무덤 쪽으로 다가갔다. 가까이 가자 웅장한 규모에 입이 딱 벌어졌다. 화림이 중얼렸다.

"이건... 이건 진짜 대단한데..."

"그렇지. 저게 바로 일본군 장군 묘실일 거야. 그리고 네 개의 무덤은 영렬이라고 하지 않았나."

상덕의 말에 봉길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니까 총 다섯 분이 여기 모셔져 계시다는 말씀이신가요?"

"그렇다면 아마도..."

영근도 종잡을 수가 없었다. 네 사람 모두 숨조차 크게 쉬지 못하고 있었다. 할 말을 잃은 상태였다. 그러자 봉길이 입을 열었다.

"신령님들, 저기 계신가요?"

그러자 웬일인지 땅이 꿈틀거리기 시작했다. 동시에 네 사람의 발밑에서 진동이 일어났다. 심상치 않은 기운이 스며나오고 있었다.

"이건 또 뭐지...?"

영근도 무슨 일인가 싶었다. 그때 화림이 눈치챘다.

"제가... 무언가를 느낄 것 같아요. 정말 엄청난 기운이 여기서 나오고 있어요. 이건 분명 신령들의..."

화림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갑자기 무덤 앞에서 먼지바람이 일기 시작했다. 그리고 진동은 점점 더 심해졌다. 네 사람은 바닥에 꿇어 앉을 수밖에 없었다.

드디어 먼지바람 속에서 인간의 형상이 나타났다. 하지만 사람은 아니었다. 형체는 흙과 먼지로 이루어져 있었다. 마치 초자연적인 존재 같았다. 그 형상은 네 사람을 향해 다가왔다.

"인간들아, 너희는 누구며 여기까지 오게 된 이유가 무엇이냐?"

그 형상이 물었다. 상덕이 힘겹게 대답했다.

"우리는... 우리나라 삼한 땅의 기운을 지키기 위해... 여기까지 왔습니다."

"하하! 삼한 땅의 기운을 지키려 했다더냐? 당치 않은 소리다!"

형상이 비웃었다. 봉길은 기가 질렸지만 여전히 버티고 있었다.

"신령님, 우리가 한 일을 말씀드리겠습니다!"

봉길이 용기내어 말했다.

"우리는 먼저 한반도 곳곳에 숨겨진 일곱 신령의 가호를 받았습니다. 그리고 백두대간에 꽂혀있던 첫 번째 쇠말뚝을 발견해 뽑아냈지요."

그러자 형상이 눈살을 갸우뚱했다.

"그렇다더냐? 그래서 너희는 이제 나머지 쇠말뚝들을 다 뽑아내려 하는 게로구나?"

"정확합니다."

화림이 힘주어 대답했다.

"우린 이 일본군 묘에 갇혀 있을 일곱 신령을 구해내려 합니다. 그래야 백두대간의 기운을 회복할 수 있으니까요."

"그렇지만 그건 쉽지 않을 것이다."

형상이 으름장을 놓았다.

"이 묘 앞에는 주술이 가해져 있어 함부로 들어갈 수 없게 되어있다. 또한 일곱 신령이 갇힌 곳에는 그에 상응하는 적들이 지키고 있다."

"적들요?"

영근의 물음에 형상이 대답했다.

"그렇다. 옛 일본군 장수들과 병사들의 넋이 이곳을 지키고 있다. 너희가 그들을 물리치지 못하면 어떤 신령도 구출할 수 없을 것이다."

상덕이 침을 꿀꺽 삼켰다.

"우리가 싸워야 한다는 건가요?"

"너희가 해야 할 일은 그것밖에 없다. 영령이 있는 저곳에 들어가려면 반드시 일본군 병사들의 심장을 하나씩 빼앗아와야만 한다. 그렇지 않으면 영영 들어갈 수 없을 것이다."

이번엔 봉길이 반문했다.

"그렇다면 그들의 심장을 어떻게 빼앗습니까?"

"너희가 스스로 알아내야 할 것이다. 저 깊은 동굴에 그들이 있다. 그리고 동굴 가장 안쪽에 이르면 너희가 원하던 신령들을 만날 것이다. 하지만 너희가 그들을 구해내지 못한다면 이 자리에서 전부 생매장될 것이다."

네 사람은 숙연해졌다. 상덕이 고개를 들었다.

"우리가 과연 해낼 수 있을까요?"

"염려마라. 이미 숙명과도 같은 길을 들어섰다면 포기할 수는 없다."

화림이 힘주어 대답했다.

"그래요. 우리 모두 각오하고 왔습니다. 돌이킬 수 없습니다."

"너희가 가고자 하는 곳은 너무나 위험하다. 쉽게 돌아올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하지 마라."

형상이 경고했다. 그리고는 먼지바람을 타고 사라졌다. 네 사람은 이윽고 일본군 묘 앞에 홀로 남겨졌다. 봉길이 입을 열었다.

"우리가 갈 길은 아직도 멉니다. 위험천만한 일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하지만 돌이킬 수는 없죠."

영근이 힘주어 말했다. 화림도 끄덕였다.

"신령님께서도 말씀하셨죠? 이미 숙명같은 길을 걷고 있다고요. 우리는 이 길을 끝까지 가야만 합니다."

"그렇습니다."

상덕이 단호히 말했다.

"절대 물러설 수 없습니다. 대한민국의 기운을 지키기 위해서라면 어떤 고난도 헤쳐나가야죠. 우리가 이 길을 열어제쳐야 한다는 걸 믿습니다."

네 사람은 다시 한 번 서로를 마주보며 의기투합했다. 이제 그들이 해야 할 일은 자명했다. 한 발짝 한 발짝 그 깊은 동굴 속으로 들어가는 것뿐이었다.

동굴 안에는 과연 무엇이 기다리고 있을까? 상덕 일행은 일본군 병사들의 심장을 하나하나 모으기 위해 어떤 방법을 쓸 것인가? 그리고 그들이 동굴 끝에서 만날 일곱 신령의 모습은 어떤 것일까?

앞으로 더욱 위험천만한 모험이 기다리고 있었다. 하지만 상덕 일행은 백두대간의 기운을 회복하겠다는 굳은 의지로 무장했다. 그들에겐 돌이킬 수 없는 숙명의 길이었다.

상덕 일행이 일본군 묘 앞에서 어떤 불가사의한 일들을 겪게 될지 궁금해졌다. 그리고 그들이 과연 성공할 수 있을 것인지 의문이 든다. 하지만 한 가지 분명한 건 상덕 일행이 백두대간의 기운을 되찾기 위해 목숨을 걸고 싸워나갈 것이라는 사실이다.

상덕 일행은 일본군 묘 입구에 서서 심호흡을 했다. 이제 그들 앞에는 어두컴컴한 동굴 길이 펼쳐져 있었다. 그 끝에는 영영 볼 수 없을 것만 같은 깊은 암흑이 자리잡고 있었다. 하지만 그들은 주저하지 않고 동굴 속으로 한 걸음 한 걸음 내딛기 시작했다.

먼저 봉길이 앞장섰다. 주위를 둘러보며 조심스럽게 동굴 바닥을 더듬어 갔다. 동굴 내부는 좁은 난간 하나로 이어져 있었다. 그 아래로는 깊은 암반이 있었다. 봉길이 탄성을 지르며 외쳤다.

"여기 조심해야 해요. 발밑을 주의하면서 가시죠."

화림과 영근, 상덕은 서로의 손을 꽉 잡으며 봉길을 따라 천천히 발걸음을 옮겼다. 이윽고 네 사람은 첫 번째 암굴에 다다랐다. 상덕이 주위를 둘러보며 탄식했다.

"여긴 영문을 모르겠군. 어쩜 이렇게 깊은 동굴이 있을까?"

봉길이 대답했다.

"전쟁 때 이곳을 활용하려고 만들었나 봅니다. 어쩌면 전략적 요충지였을지도 모르죠."

그 말을 들은 화림도 고개를 끄덕였다. 그때 영근이 외치는 소리가 동굴에 울려퍼졌다.

"얘들아! 여기로 와봐!"

네 사람은 그 목소리를 따라가며 계속 동굴 속을 탐험했다. 이윽고 그들은 암굴 안에서 커다란 동공 하나를 발견했다. 영근이 계속 외쳤다.

"저 안이 엄청 크다! 이건 아주 중요한 곳일거야!"

상덕이 탄성을 질렀다.

"맞아... 어쩌면 저곳이 우리가 원하는 일곱 신령이 갇혀있는 장소일지도 몰라!"

봉길도 들떠서 얘기했다.

"그렇다면 우리가 일본군 병사들의 심장을 빼앗아와야만 하는 곳도 바로 여길 거예요!"

네 사람은 정신이 번쩍 들었다. 마치 이젠 숨가쁘게 달려와야 할 것만 같은 기대감이 몰려왔다. 화림이 먼저 앞장서서 동공 안을 살폈다. 그리고 만감이 교차하는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여기... 아주 큰 동굴이 있습니다."

영근도 그 안을 들여다보며 끄덕였다.

"역시 저건 아주 큰 동굴이야. 이곳에 뭔가... 중요한 것이 있을 거야."

"하지만 주의해야 해!"

상덕이 경고했다.

"이곳은 일본군 병사들의 심장을 빼앗아오라고 했어. 아마도 엄청난 일본군 무리가 지키고 있을 거야!"

그는 잠시 숨을 고르더니 입을 열었다.

"가자! 그들을 상대로 싸워야만 해!"

"저도 준비됐습니다."

봉길이 단호하게 말했다. 그리고 네 사람은 이내 동굴 안으로 들어가기 시작했다.

거대한 동굴 안은 마치 지하 도시와도 같았다. 동굴 벽면에는 등불이 일정한 간격을 두고 켜져 있었다. 주위를 어렴풋이 비추고 있었다. 네 사람은 그 은은한 등잔불 아래로 한 발 한 발 발걸음을 내디뎠다.

"여긴 정말 마치 지하 요새 같군."

봉길이 소곤거렸다. 상덕도 주위를 살펴보며 놀란 목소리로 말했다.

"이건 작전실과 같은 곳 같기도 하고..."

"정말 일본군이 이곳을 전쟁을 위해 꾸몄나 봐요."

화림의 말에 영근도 수긍했다. 이윽고 네 사람은 작은 통로를 빠져나왔다. 그리고 순식간에 거대한 동굴로 들어서게 되었다. 그곳은 마치 지하에 꾸며진 성같이 웅장했다.

"어마어마하군..."

상덕이 중얼거렸다. 그때였다. 그들의 눈앞에 갑자기 하나 둘 사람들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그리고는 수십, 수백 명으로 불어났다. 모두 군인 차림이었다.

"저들이 바로...!"

봉길이 소리쳤다. 바로 그때, 한 일본인 장군이 앞으로 나섰다. 그는 일본군 장교 차림을 하고 있었다. 그의 눈길이 네 사람에게로 꽂혔다.

"뉘 놈들이 이곳에 잠입했느냐?"

그의 목소리가 쩌렁쩌렁 울렸다. 네 사람은 주춤하고 말았다. 화림이 용기를 내어 말했다.

"우리는 이곳에 갇힌 신령들을 구하러 왔습니다!"

그러자 군인들 사이에서 웃음소리가 터져나왔다. 장군도 냉소를 머금었다.

"이 바보 같은 놈들아, 너희는 그저 허무한 짓만 하러 온 것이다. 이 요새는 섣부른 자들을 전부 모조리 무너뜨릴 것이다!"

말하자 그의 손에서 빛이 번쩍였다. 그가 손에 쥐고 있던 것은 일본도였다. 마치 지휘봉과도 같은 그 도끼를 들고 장군은 일본군을 향해 외쳤다.

"아아, 이 망나니 같은 자들을 쳐부수어라!"

일제히 일본군들이 검을 뽑으며 네 사람을 포위했다. 봉길과 화림, 영근과 상덕이 등을 맞대고 원을 그렸다. 네 사람 주위로 일본군이 빙 둘러싸고 있었다.

"이제 싸울 수밖에 없겠군..."

상덕이 중얼거렸다. 봉길이 용기 내어 외쳤다.

"우리는 일본군을 물리칠 것입니다! 그래야만 신령을 구할 수 있습니다!"

총검을 든 일본군들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화림과 영근, 봉길과 상덕이 주먹을 불끈 쥐었다. 그들은 목숨을 걸고 싸워야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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